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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감동·기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 곰 보이텍(VOJTEK)

by 이글이글 2022.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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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맹수로써 상당히 위험한 동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능이 매우 높고 영특한 동물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특별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유 폴란드군의 탄약병으로써 전쟁에까지 참전했던 곰 보이텍의 사연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보이텍 - 전쟁에 간 곰

1942년 페르시아에서 한 소년이 총에 맞아 어미를 잃은 어린 보이텍을 발견했습니다. 이 어린 곰은 Irena Bokiewicz라는 한 폴란드 피난자에게 팔렸다가 당시 페르시아에 있던 자유 폴란드 군대로 기증되었습니다. 당시 한살된 보이텍은 음식을 먹기 어려워해 군인들은 젖병대신 술병에 우유와 꿀등을 섞어 먹이며 길렀습니다.

자유 페르시아 군에 기증된 보이텍
술병에 먹이를 먹는 보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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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텍은 과일, 마멀레이드, 꿀, 시럽, 우유 등을 먹는 채식주의 곰인데다가 성격이 온순하여 부대 내에서 목줄 없이 길렀으며, 자라면서 함께 지낸 군인들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였습니다. 군인들이 경계를 설때는 그 옆에서 같이 서있기도 하고, 군인들이 샤워를 할때는 옆에서 같이 물을 맞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스스로 샤워기 물을 트는 방법을 배워 샤워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보이텍은 운전하는 차를 탈때면 항상 조수석에 앉았고, 인사를 하면 경례를 하는 법까지 훈련받아 부대의 마스코트가 되었으며, 주변의 민간인들에게도 순하게 대하여 인기가 많았습니다.

온순한 보이텍

부대 내에서 보이텍이 담당했던 임무는 25파운드짜리 야포 포탄을 나르는 일이었는데 한번도 실수한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포탄을 떨어뜨리면 터질까봐 쉽게 맡기지 못할 것 같은 임무인데 말입니다)

야포 포탄을 나르는 보이텍
자유 폴란드군 탄약병 보이텍(VOJTEK) 동상

보이텍이 가장 좋아했던 음료는 맥주였다고 하며, 담배 피우는 것도 즐겼다고 합니다.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술을 마시는 보이텍
술과 담배를 좋아했던 보이텍

또한 보이텍은 자유 폴란드군 부대 내에서 군인들과 레슬링을 즐겨했는데 무패의 전설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수영도 즐겨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보이텍은 단지 부대내에서 길러지는 동물이 아니라 진짜 군인의 생활을 했으며, 본인도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레스링 전설 보이텍
레스링 전설 보이텍
레스링 전설 보이텍
수영을 즐기는 보이텍
수영을 즐긴 보이텍

주요 전공으로는 막사에 침입한 도둑과 스파이를 잡은적이 있으며, 이로 인한 포상으로 물이 가득한 욕조에서 맥주를 마시는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부대를 따라 시라아, 팔레스타인, 이집트까지도 가기도 했으며, 몬테카시노 전투에 참여하여 승리한 바 있습니다. 과거 연합작전을 벌이던 영국군이 진지에 동물은 동행시킬 수 없도록 하자 폴란드군은 보이텍을 이병으로 정식 입대시키고 계급장도 지급하여 정식 군인으로 임명되었으며, 최종 계급은 하사였습니다. (폴란드 제22보급중대는 여전히 보이텍을 부대마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2보급중대 보이텍 마크

 

하지만 보이텍의 말년은 불행했습니다.

자유 폴란드군이 스코틀랜드에서 해체된 후 보이텍은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동물원에 수용되었고,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겼던 보이텍은 동물원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동물원으로 찾아온 폴란드군 전우들을 매우 반가워했으며, 전우들은 우리안으로 들어가 보이텍과 함께 담배를 피우고 맥주를 나누어 마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반가운 만남들도 잠시뿐, 대부분의 시간동안 보이텍은 동물원의 벽만 바라보다 1963년 12월 2일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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